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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5

아이들은 정말 별걸 다 기억합니다

아가, 오랜만에 할미가 맛있는거 해줄게. 뭐 먹고싶어. 아이가 대답하였습니다. 아빠 좋아하는 거 해줘. 아빠는 맨날 나랑 엄마 좋아하는 것 만 사줘서, 아빠 꺼는 맨날 못사.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참았습니다. 1~2주 전, 돈벌이와 육아에 지쳐 6살 아이에게 넉두리 삼아 했던 말이 었습니다. 못 알아 들을거라 생각했지만, 그걸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착각한 내가 한심 스럽고 아직은 어린 아이에게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한 것 같아 미안합니다. 내 아이와 가족을 위해, 왜 나는 더욱 든든한 나무가 되지 못하는 걸까요. 나약한 내 자신이 밉고, 미안했습니다. 세상 모든걸 다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은 왜이리도 힘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상 2022.10.21

저는 화만 내는 아빠입니다.

저는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습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최대한 가슴 속으로 삭히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비난을 하거나 화를 내는 일이 흔치 않습니다. 언쟁이 높아지거나 다툼이 발생하는 상황 또한 싫어합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어느샌가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목격하게 됩니다. 처음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저희 부부는 지방에 사시는 부모님께 아이를 맡겼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해에 큰 결심을 하고 데리고 왔고, 어느 덧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어리기도 하고, 마냥 귀여운 터라 화낼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육아가 일상이 되고, 회사와 육아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샌가 아이는 익숙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가 익숙한 존재가 되어버..

일상 2022.10.18

하루 종일 볼수 있잖아

아이가 말 했습니다. 오예~, 오늘은 엄마를 하루 종일 볼수 있잖아. 맞벌이를 하는 우리 부부에게 목요일은 가장 바쁜 날입니다. 아이의 스케줄이 가장 빡빡한 날이기도 합니다. 09:00 유치원 등교 14:00 유치원 하교 15:00 피아노 학원 17:00 영어 학원 요즘 회사일에 힘들어하더니 결국 아내가 대상포진에 걸렸습니다. 이번주 목요일에는 자동차 점검 스케줄도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다며 호소하는 아내의 말을 그냥 넘길수 없어 급하게 회사에 연차를 냈습니다. 역시나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원을 하고 학원으로 걸어가는 길에 아이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엄마가 많이 피곤하고 아픈지 하루 종일 자고 있다고. 그러자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집에 있어?? 엄마가 집에 있다고 재차 이야기 해 주었더니 너무..

일상 2022.09.29

우리 아이는 월요일을 가장 좋아합니다

회사를 다닌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일요일 저녁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언젠가 일요일 저녁, 어김없이 다가오는 월요일에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아들이 다가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내일 월요일이다. 나는 월요일이 너무 좋아! 조금 으아해 하며 아들에게 왜 월요일이 좋은지 물어봤습니다. 무심한듯 전해주는 답변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 졌습니다. 월요일은 엄마랑 아빠랑 다같이 밥 먹을 수 있는 날이잖아. 누가 월요일을 만들었을까? 나는 월요일이 너무 좋아 맏벌이를 하는 우리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요일은 월요일입니다. 매일을 월요일로 만들어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흔할 수 있는 일상을 특별한 일인냥 느끼게 할 수 밖에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

일상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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